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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지 모르고 살았던 지난 세월이 안개 속 이었어요. 이제 비로소 안개가 걷히고 내가 서 있는 곳을 알게 된 겁니다. – 푸른안개
어제부터 시작된 불야성이라는 드라마에 이요원이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말에 이미지를 찾아봤지만
배경화면으로 쓸만한 이미지가 많지가 않네요. 그래서 해상도가 뒤죽박죽입니다.
제공되는 파일은 총 4종입니다. 11월22일(1004cs.com).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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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전 드라마 "푸른안개"
누구나 한 번쯤은 빠지게 되는 것, 앓는 것, 펄펄 끓는 열에 내맡겨지는 것, 어쩔 수 없는 힘에 이끌려가는 것, 어쩌지 못해 속수무책이 되는 것, 그리고 이별의 아픔을 겪기도 하는 것…. 이것이 사랑이라면, 사랑은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비난받아야 할 사랑은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축복받는 사랑과 축복받지 못하는 사랑이 있을 뿐. 축복받지 못하는 사랑은 그래서 더 안타깝고, 더 뜨겁게 타오르며, 더 많이 자신을 내던진다. 그것이 사랑의 비극성일 테니까. 여기 그 절절하고 무모하면서도 빛이 바랠 수 없는, 한 축복받지 못하는 사랑이 있다. 성재와 신우의 사랑. 그들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원하지만 축복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비극에 가깝다. 게다가 격정과 광기와는 또 다른, 안개처럼 온몸을 감싸안으며 시야를 분간할 수 없게 만드는 사랑이라는 점에서는 치명적이기까지 하다. 갈 곳을 찾지 못했기에. 새 주말 드라마 '푸른 안개'는 사랑을 함으로써 방향을 잃어버린 이들의 사랑 이야기다.
누군가를 진정 사랑했기에 행복했다 말할 수 있는 사람
"사람은 누구나 사랑에 대해 환상을 품고 사랑을 꿈꾸지만 모든 사람에게 있어 사랑이 축복일 수는 없죠. 사랑이 죄임을 알면서도 그 사랑을 멈추지 못하는 사람, 그 결과로 그가 지금까지 이루어 놓은 인생의 많은 것을 잃고도 후회하지 않는 사람, 남들은 어리석다 손가락질해도 이 세상에 태어나 누군가 한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어 행복했다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죠. 인간에게 있어 사랑이란 무엇인지, 그 근원적인 문제를 다루고 싶습니다."
표민수 PD는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를 다루는 드라마라고 기획 의도를 밝힌다. '푸른 안개'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불확실한 사랑에 휩싸여 추락할 수도,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그런 사랑을 그린다. 지금까지 많은 드라마를 통해 사랑을 이야기해 온 표 PD는 이번 사랑을 '눈높이 사랑'이라고 표현한다. 20대 나이에 바라보는 사랑과 40대 나이에 바라보는 사랑법이 다르기 때문이란다.
"사랑은 상대에게 맞춰 주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내가 바라는 이러이러한 모습으로 있어 주길 원하기보다는 상대가 바라보는 곳을 함께 바라보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 것, 내가 있는 곳으로 올라오라고 손을 내밀기보다는 그가 있는 곳으로 거침없이 걸어 들어갈 수 있는 것이 바로 눈높이 사랑이 아닐까요? 나를 위한 사랑이 아닌 상대를 위한 눈높이 사랑을 하자는 것이 드라마의 핵심입니다. 물론 그 주변 사람에게 미칠 사랑의 파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그리느냐는 것은 화두로 남지만요."
이쯤되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비켜 갔을 수도 있는 내 이야기 혹은 비겁하게 피했던 내 이야기일 수도 있는 그 아찔한 사랑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도 될 듯싶다.
성공한 40대 중년의 걷잡을 수 없는 사랑
'푸른 안개'는 신화 그룹 계열사 사장 성재가 도로변에서 차를 잡으려 애쓰는 신우를 승용차에 태워 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며칠 후, 아내의 권유로 등록한 스포츠 센터에서 댄스 강사인 신우를 다시 만나게 되고, 그녀의 싱그럽고 당당한 젊음에서 알 수 없는 설렘을 느낀다. 태어나 처음으로 타인에게 가져 보는 감정. 성재는 자신의 낯선 감정에 어색해하면서도 최면에 이끌리듯 걷잡을 수 없이 신우에게로 빨려드는 감정을 추스릴 수가 없다. 어쩌면 지금까지 쌓아온 사회적인 명성과 가정, 개인적인 신뢰까지 한꺼번에 잃어버릴 수도 있는 불안한 사랑. 그럼에도 성재는 서서히 그 길로 들어간다. 신우 역시 자신의 전부였던 아버지를 잃은 후 처음으로 성재에게 아버지 같은 편안함과 따뜻함을 느낀다. 또래의 남자 친구 민재에게서는 느껴 보지 못했던 넉넉함을. 그런 신우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남자 친구. 신우를 아끼고 사랑하는 민재는 신우와 중년 남자인 성재와의 교제에 분노한다. 성재에게서 신우를 구하는 길은 그녀와 결혼해 미국으로 떠나는 것이라 믿고 그녀에게 프러포즈한다. 성재와 신우, 두 사람의 감정은 극으로 내달리고, 이에 어이없고 낙담한 아내 경주는 성재에게 사실을 묻지만, 신우 없이는 살아갈 수 없노라는 절망적인 답변만을 듣게 된다. 결국 성재는 집과 회사를 떠나고, 신우에게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사이 좋은 부녀처럼 함께 살 것을 제의한다. 성재에게 일어난 일을 눈치챈 딸 주희는 신우를 찾아가 아빠를 돌려 달라고 한다. 신우는 새삼 자신의 감정을 돌아본다. 자신이 발견했던 아버지의 그림자는 이미 누군가의 아버지였고, 자신으로 인해 한 아이에게서 아버지를 빼앗는 일이라는 것을. 밤 기차를 타고 떠나기로 약속한 날, 플랫폼에서 기다리는 성재. 그리고 신우는….
드라마는 사랑 방정식을 푸는 도덕 교과서
"이 절절한 감정을 불륜이라고, 한 순간의 불장난이라고, 미친 짓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 있겠습니까? 이건 분명 우리의 이야기고, 내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정직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합니다. 트릭이나 충격 요법 등을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정중하게 표현할 계획입니다."
시청자를 흡인하는 일. 그것이 아직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는 표민수 PD는 해서는 안 될 사랑이 세상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하듯 성재와 신우의 사랑에 진심으로 다가간다. 사랑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면 드라마는 도덕 교과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도덕 교과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대신해서 그 사람의 인생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고난도 있지만 의무감도 있습니다, PD라는 직업에. 하지만 분명하게 믿는 것은 진심으로 생각하면 진심으로 표현되고, 진심으로 전달된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늘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은 드라마가 좋은 드라마라고 생각하면서 만들고 있는 것도 그 반증의 하나죠."
각오도 각오려니와 지난 시간이 있어 더 미덥다. KBS 제2TV의 '거짓말' '바보 같은 사랑'을 통해 검증받았듯 사랑을 말하는 데 익숙한 표민수 PD와 KBS 제1TV의 '당신이 그리워질 때' '옛날의 금잔디' 같은 드라마를 통해 인생의 깊이를 원숙하게 표현해 냈던 이금림 작가의 만남이기에 '푸른 안개'는 더욱 자욱한 심연의 무게를 간직한 채 피어 오르리라 짐작된다. 이 콤비가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새봄, 주말 저녁 시간을 가득 채울 이 '푸른 안개'는 생의 정점에서 무너져 내린 한 남자의 몰입된 사랑과 쓸쓸한 추락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남들보다 좀더 일찍 사랑의 시작과 끝을 알아 버린 젊은 여성의 몸짓에 고개를 끄덕이자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우리 인생의 한 푸르른 시절을 무심히 떠나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 하나만의 사랑이라고 말하곤 있지만 무관심으로 혹은 이기심으로 또는 남들의 시선으로 꽁꽁 동여매진 채 무늬만 사랑인 허울을 부여 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자고 완곡하게 권유한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 사랑하라… 엇갈림과 허무한 가슴에서 자신을 구하라, 부드럽고 다정하게 속삭인다. 그리고 위로를 한다. 사면초가에 몰려 있을 때 꼿꼿한 눈빛으로 버티지만 누군가 나에게 손을 내밀어 내 편이 되어 주는 이가 나타나면 그만 목놓아 울어 버리는 심성, 그것이 누군가에게 기대어 위안을 받는 우리네 보통 사람들이 아닌가. 말하고 싶어하는 자의 말문을 열어 주고, 울고 싶은 자 울게 해준다. '푸른 안개'에 지친 어깨를 기대고 바짝 타버린 가슴을 살며시 적셔볼 수 있으리라. 그리하여 이 새봄, 우리는 가슴 떨리는 내 사랑의 모습을 확인해 봐야 할 것이다. 나는 지금 제대로 된 사랑을 하고 있는가? 내 사랑은, 내 사랑은… 진정, 사랑인가….
등장 인물
윤성재 (이경영 분)
일과 가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붙잡은 성공적인 인생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며 살아가는 남자. 어느 날 나타난 갓 잡아 올린 물고기처럼 싱싱한 스물세 살의 젊은 여성 신우에게 함몰되어 가는 자신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바라보기 시작한다. 신우를 만난 후 태어나 처음으로 갈 길을 잃고 방황한다. 결국 자신의 모든 것을 잃는다.
이신우 (이요원 분)
특별한 부녀 관계를 자랑했던 신우는 열두 살에 아버지를 여읜다. 병상의 아버지를 두고 바람이 났던 엄마를 증오하면서 자란 탓에 어른과 아이의 성향을 동시에 지닌 인물.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감정이 성재에게서 아버지를 느끼게 했고, 더더욱 집착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 사랑이 얼마나 큰 희생이 따르는지 혹독한 젊음의 시련을 겪는다.
노경주 (김미숙 분)
갤러리를 경영하는 아름답고 현숙한 성재의 아내. 자상하고 세련된 엄마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는 모범 여성이다. 그녀 자신의 여유 있고 평탄한 인생에 감사하며 지내던 어느 날, 성재가 젊은 여성에게 몰입해 가는 것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는다. 인생과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김민규 (김태우 분)
신우의 남자 친구. 잘생긴 외모와 좋은 집안 탓에 그가 손짓만 하면 많은 여성들이 줄을 서지만, 신우만큼은 뜻대로 되지 않아 애를 태운다. 터무니없는 자존심과 콧대, 그 당당함에 민규는 점점 신우에게서 헤어나지 못한다. 그러다 신우가 가정 있는 중년 남자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를 구하는 길은 결혼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오영희 (이보희 분)
신우의 엄마. 타고난 미모와 얌전한 성품으로 남편의 사랑받는 일에만 익숙하다. 무쇠같이 단단하던 남편이 위암으로 병석에 눕자 절망감과 공포를 이기기 위해 전파사 남자에게 잠시 기대어 위로를 받지만 그것을 평생 후회한다. 우직하고 잔재미 없는 지금의 남편과 재혼해 조용히 살아가고 있지만, 딸 신우와는 화해하지 못해 가슴앓이를 심하게 한다.
조상만 (주현 분)
신우의 계부. 영희와 재혼한 남편으로 화훼 농장을 하고 있다. 속정이 깊은 성격으로 아내 영희를 따뜻하게 감싸 준다. 신우가 쉽게 다가오지 않을 뿐 아니라 본인도 자신의 마음을 신우에게 잘 표현하지 못해 만나면 늘 어색하기만 하다. 하지만 넉넉한 사랑이 무엇인지, 중년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는 인물.
글·이정근 jklee1106@hanmail.net 자유기고가
K2TV의 주말연속극 '푸른 안개'가 부부싸움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남편들이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는 46세 유부남 성재(이경영)와 23세 스포츠센터 강사 신우(이요원)를 보면서 "안됐다""불쌍하다"고
말한 게 화근인가 보다. 부인이 "당신도 그럴 거냐""어떻게 저게 불쌍해 보이냐"며 소리를 질러 싸움이 벌어진다고 한다.
여대생 사이에서도 '푸른 안개'는 적잖은 화제다. 신우가 성재와 민재(김태우) 중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를 놓고 설전을 벌인다.
이 드라마는 윤리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불륜을 다루고 있다.그것도 '원조교제급' 사랑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아온 진부한
불륜드라마와는 격을 달리 하는 요소가 분명 있다. 그것은 표민수 감독의 변주(變奏)능력이다. 그는 불륜이 '한번 즐기고 마는' 것이
되지 않도록 만들고 있다. 혹자는 이를 의미의 공백을 만들어내는 표 감독의 능력이라고 말한다. 여느 아침불륜드라마처럼
이야기나 사건 자체를 좇지 않고 시청자에게 의미의 공백을 채우도록 유도한다. 진정한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주인공은 부잣집 딸과 결혼해 처가의 배경으로 사장이 되지만 같은 집에 사는 장모에게 계속 무시당하며 산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사랑. 상대는 넉넉치 않은 결손가정에서 자란 20대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살고 있다. 자기를 좋아하는 부잣집 아들을 마다하고
유부남에게 매달리는 그를 만나면서 주인공은 지금까지 인생을 자기 의지대로 살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박제된 인생.
많은 사람이 사랑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주장한다. 제 마누라와 자식을 팽개치고 젊은 여자와 바람난 놈이 제정신이냐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드라마는 사랑과 가족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게 아니다. 오히려 나에게 저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극복하는게 현명한지 생각하게 한다.
'푸른 안개'는 성재와 민재, 신우와 경주의 인물관계가 단순한 구도로 짜여 있고, 가족시청 시간대인 주말 저녁에 편성된 점 등 몇 가지 약점은 있다.
그럼에도 드라마의 핵심은 나를 위한 사랑이 아닌 상대를 위한 '눈높이사랑'을 깨닫게 하는 데 있다.
그 사랑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바탕에 두지 않으면 어느날 사랑과 가족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불행이 닥칠 수도 있음을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다
2001/05/09 [서병기의 대중문화이야기]'푸른안개'의 눈높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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